【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 – 907 기후정의행진】이 처서를 지났음에도 뜨거웠던 ,
2024년 9월 7일(토) 서울 강남대로에서 2만여 명의 시민들과 함께 개최되었습니다.
한살림햇빛발전협동조합도 ‘햇빛발전으로 에너지 전환’이라는 슬로건으로
제주·호남지역 재생에너지 송전망 접속 제한 및 재생에너지 허가 중단 등 갈수록 심해져가는
햇빛발전(재생에너지) 탄압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자 함께 하였습니다.
한살림햇빛발전협동조합은 현 정부의 친석탄&친원전 에너지 정책을 반대하고,
재생에너지로의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촉구 및 재생에너지 생산과 이용이 시민의 기본권임을 알리기 위해
[재생에너지 계통 접속 의무화 입법 촉구 연대 서명] 을 진행하였습니다.
‘원전 말고 안전! 핵 폭주를 중단하라!’ / ‘탈석탄 탈화석연료! 공공재생에너지가 대안이다’
‘생태농업으로 전환하라!’ / ‘정의로운 에너지 체제로 전환하자!’ 등 구호를 외치며 4km가 넘는 강남일대를 행진하고,
바닥에 모두 즉은 듯 잠시 드러누으며 기후재난에 사라져 간 생명을 애도하는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끝으로
‘907 기후정의행진’ 본집회 및 행진을 마무리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한살림햇빛발전은 에너지 전환을 통한 탄소중립 실현의 발걸음에 어디든 함께 하겠습니다~!
햇빛발전으로 에너지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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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언문] 우리의 연대로 만드는 새로운 길,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기 위해 행진합시다.
쏟아지는 폭우, 녹아내리는 폭염, 우리는 오늘도 재난을 마주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날씨를 보면서 우산을 챙기고 모자를 챙기던 평온함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 자리에는 예측할 수 없는 기후 속에서 오늘 하루도 안전하길 바라는 우려와 불안이 채워 집니다. 우리 일상을 책임지는 노동과 돌봄이 오히려 불평등한 기후 재난의 맨 앞에 서 있습니다. 편리함을 지탱하는 택배 노동자가, 안전함을 책임지는 건설노동자가, 자원순환을 연결하는 소각시설 노동자가, 먹거리를 보살피는 농민이 기후재난의 당사자이자 우리입니다.
생명보다 돈이 우선인 사회에서 우리는 삶을 위협받고 늘 서로의 서로의 안녕을 걱정합니다. 하지만 존엄한 삶을 책임져야 할 정부는 이윤과 성장 뒤에 숨어 외면하고 귀를 닫았습니다. 기후위기 책임이 큰 기업과 부자들은 여전히 수많은 혜택을 누리지만, 정작 돌봄과 복지가 필요한 곳은 공공요금 인상이나 물가 상승, 의료 공백 등 힘겨운 현실이 이어집니다. 우리가 마주하는 재난이 이상기후 현상이 아닌 불평등이 연결된 재난인 이유입니다.
더 많은 생산과 소비를 부추기는 에너지체제는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윤석열 정부는 핵산업을 살리는 것이 민생을 살리는 길이며 기후위기 대응의 최선이라고 말합니다. 낡고 오래된 핵발전소 수명은 연장하고, 새로운 핵발전소를 더 짓고, 수출 세일즈맨으로 뛰기도 합니다. 새로운 석탄발전소는 늘어나고 산유국의 꿈을 실현하겠다며 수백억 원을 쏟아붓습니다. 기업에 필요한 전력을 감당하기 위해 수많은 송전선을 세우려 합니다.
언젠가부터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라는 말은 주민들을 겨누는 칼이 되었습니다. 전기는 핵발전소 지역에서 갑상샘암이 되고, 석탄발전소 지역에서 폐질환이 되기도 하며, 송전탑 건설 지역에서는 공동체 갈등의 원인이 됩니다. 산업을 위해 무한정 늘어나기만 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려고 더 많은 지역에 핵발전소와 송전탑을 짓습니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몇몇 민간기업과 해외 기업의 먹거리로 전락하고 에너지 공공성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폐쇄되는 석탄발전 노동자들의 삶을 이어갈 정의로운 대책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경제 성장을 위해 전력 수요를 늘리면서 핵 위험과 온실가스를 늘리는 위험한 질주 속에 ‘민생’은 없습니다.
자본만 살찌우는 기후 대응 사업, 파괴된 생태계에 생명은 없습니다.
곳곳에 녹색성장 깃발이 꽂히고 개발의 광풍이 불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대응을 대변하는 녹색에 성장과 개발이 합쳐지더니 어느것 무분별한 대규모 개발 사업이 되었습니다. 국립공원과 그린벨트도 규제 합리화 명분으로 보전의 끈을 잃었습니다. 공항 건설로 갯벌과 산이 사라지고, 케이블카를 위해 국립공원을 파괴하며, 강을 막아 물을 가두는 댐 사업 망령도 살아났습니다. 도시 녹지를 지키던 그린벨트조차도 해제될 위기입니다. 토건 자본은 산을 깍고 갯벌을 메우고 강을 막으며 이윤을 남기겠지만, 우리는 결국 파괴된 생태계 속에서 신음하는 생명과 더 큰 기후재난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한걸음씩 내딛으며 산에 깃들 때에는, 허리를 숙이고 갯벌에 난 작은 구멍을 들여다볼 때에는, 그 속에 사는 수많은 생명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산과 강과 갯벌을 돈벌이를 위한 개발 대상으로 바라보면 그 땅에 깃든 생명은 보이지 않습니다. 산과 강과 갯벌은 삶의 터전이자 생명의 씨앗입니다. 케이블카로 오르는 산, 비행기 활주로로 메워진 갯벌, 흐르지 않는 강은 더 이상 생명이 숨쉬는 곳이 될 수 없습니다.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우리, 큰 소리로 요구하고 함께 행진합시다.
기후재난과 불평등 세상을 바꾸고 평등하고 존엄한 삶을 위해 함께 행진합시다.
핵발전과 화석연료 중심의 세상을 바꾸고 탈핵・탈화석연료・공공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해 함께 행진합시다.
개발과 성장을 위해 생태계를 파괴하는 세상을 바꾸고 생명과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함께 행진합시다.
화석연료 문명은 끊임없이 생태계를 착취하며 성장하고 에너지 식민지를 만들어 부를 축적해 왔습니다. 자연스럽게 기업의 이익과 경제 성장이 자연과 생명보다 우선인 세상이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이 세상을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할 것입니다.
우리는 늘 길을 만들어 왔습니다. 전환의 방향으로 우리가 내딛는 걸음이 많아질수록 우리의 걸음은 곧 길이 될 것이고, 우리의 걸음이 많이 연결될수록 우리의 길은 더 넓어질 것입니다. 최고의 시간이 지났다고 좌절하지 않을 것입니다. 세상을 바꿀 두 번째로 좋은 시간은 바로 지금입니다. 우리의 연대로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꿉시다.
2024년 9월 7일
907 기후정의행진 참가자 일동